전라남도는 가을철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바다 전망이 탁 트인 4대 드라이브 명소'를 선정했습니다. 여수 일레븐브릿지, 고흥 금산 해안도로, 목포 구등대길, 영광 백수해안도로가 그 주인공인데요. 각각의 도로는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탁 트인 경치를 자랑하며, 가을의 낭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본문에서는 직접 다녀온 경험을 토대로 각 드라이브 코스의 매력과 코스 구성, 중간 경유지, 주차 팁, 촬영 포인트 등을 포함해 실질적인 여행 정보를 제공합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남도의 푸른 바다와 노을빛을 따라 달리며, 깊어가는 가을을 온몸으로 느껴보세요.
가을, 바다 그리고 드라이브 – 전남이 선물한 낭만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어디를 갈까’보다는 ‘어떻게 느낄까’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늘 산보다 바다에 끌렸고, 특히 계절 중에서도 가을의 바다는 이상하게도 마음을 평온하게 해줍니다. 그 적막함과 깊이,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 주는 안정감. 이번 여행은 그런 이유로 전라남도의 ‘가을 바다 드라이브’를 목적지로 삼게 되었습니다.
전라남도는 최근 ‘가을 바다뷰 드라이브 명소 4선’을 발표했습니다.
여수의 일레븐브릿지, 고흥의 금산 해안도로, 목포 구등대길, 영광 백수해안도로가 바로 그것입니다.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드라이브라는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풍경과 감정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길이죠. 이 중 세 곳은 이미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식으로 ‘전남 추천 코스’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게 되니 더 설레었습니다. 출발지는 순천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커피 한 잔과 함께 차량 점검을 마치고, 네비게이션에는 첫 목적지인 여수 일레븐브릿지를 입력했습니다. 드라이브 여행의 묘미는 ‘출발선’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복잡한 계획 없이, 지도 위에 그어진 길을 따라 차를 몰고 나아가는 그 자체가 여행이죠. 도로를 달리며 창문을 내리니 가을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고, 저 멀리 바다 내음이 실려 왔습니다. 그렇게 전남의 가을은 시작되었고, 이 여행이 단순한 ‘길’이 아닌 ‘감정’의 흐름이 될 거란 예감이 들었습니다. 네 곳의 바다 도로는 각각 다른 감성을 지니고 있었고, 그 안에서 저는 여행자이자 관찰자로서, 또 기록자로서의 시선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전남이 자랑하는 바다뷰 드라이브 4선, 그곳에 가다
첫 번째 목적지는 **여수 일레븐브릿지**. 정식 명칭은 ‘여수 돌산 일레븐브릿지 해안도로’로, 약 11개의 연도교가 연결된 코스입니다. 바다 위를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도로는 곡선미가 아름답고, 차창 너머로 보이는 남해의 바다가 시시각각 색을 달리하며 드라이브 내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중간 중간 쉼터와 전망 포인트가 잘 조성돼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았습니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황금빛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일품이었습니다.
다음은 **고흥 금산 해안도로**입니다. 금산은 고흥군 남단에 위치한 비교적 한적한 드라이브 명소인데요, 수심이 얕은 해안과 드넓은 갯벌, 그리고 소박한 어촌 풍경이 조화를 이룹니다. 이 코스의 묘미는 자연과 사람의 삶이 맞닿아 있다는 점입니다. 드라이브 도중 어르신들이 바지락을 캐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작은 포구에는 정박해 있는 고깃배들이 주는 고요한 분위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금산산성의 전망대도 들를 수 있어, 바다뿐 아니라 고흥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목포 구등대길**입니다. 이곳은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드라이브보다는 ‘산책형’ 코스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차에서 내려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 붉은 벽돌로 된 구등대가 바다를 배경 삼아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죠. 근처에는 목포대교와 다도해가 어우러지는 탁 트인 경관이 펼쳐집니다. 인근 카페와 휴식 공간이 많아 여유로운 시간이 가능하며,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마지막은 **영광 백수해안도로**입니다. 이 도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총 길이 약 16.8km로, 해안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옆으로는 절벽, 노을, 풍력발전기, 들판이 조화롭게 펼쳐집니다. 특히 가을철 노을이 질 무렵 백수 해안도로는 영화 한 장면처럼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용 주차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어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여유롭게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이 네 곳은 단순히 운전하는 길이 아니라, ‘머무는 드라이브’가 가능한 장소였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난 바다, 사람, 빛은 고스란히 제 기억 속 한 페이지로 자리 잡게 되었죠.
가을의 전남, 드라이브로 완성되는 풍경
이번 전남 드라이브 여행을 통해 저는 하나의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좋은 여행지는 ‘볼거리’가 아니라 ‘느낄 거리’를 주는 곳이라는 것. 여수, 고흥, 목포, 영광의 해안도로는 각각 다른 분위기와 감성을 가졌지만, 공통적으로 마음에 여운을 남겼습니다. 단순히 차를 타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 그것이 바로 바다와 함께하는 드라이브의 진짜 매력 아닐까요? 가을은 누군가에게는 쓸쓸한 계절일 수 있지만, 전남의 가을은 그 감정을 온전히 끌어안아 따뜻한 위로로 돌려주는 듯했습니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드넓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으면, 문득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껴집니다.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고 출발하는 그 순간부터, 차창 밖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할 때까지의 설렘. 그리고 쉼 없이 이어지는 곡선을 따라 달리며 느끼는 해방감. 이 모든 요소가 모여 가을 전남 드라이브를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이 코스들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과는 다르게 비교적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장점이 있습니다. 정해진 목적지 없이 달리다 우연히 마주한 풍경, 지도에는 없는 숨겨진 포인트, 지역 주민과의 짧은 대화 속에서 얻는 정보들. 이런 작은 경험들이 하나둘 모여 결국 ‘내 여행’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앞으로도 드라이브 여행을 계획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전남의 바다를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어디 좋은 데 없어?”라고 물어온다면, 전남의 이 네 가지 해안도로를 꼭 추천할 겁니다. 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당신도 차 한 대와 음악 몇 곡만 챙겨 이 길을 달려보세요. 그 길 위에서 당신만의 기억이 만들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