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식 여행지로, 각 지역마다 고유한 음식 문화를 자랑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주, 광주, 순천을 중심으로 직접 다녀온 전라도 맛집들을 소개합니다. 전주는 한정식과 비빔밥, 광주는 육전과 떡갈비, 순천은 꼬막정식과 국밥 등 다양한 음식이 여행의 이유가 됩니다. 단순히 맛집 리스트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문 당시의 분위기, 지역 특색, 음식의 맛과 가성비, 이용 팁까지 생생히 담았습니다. 전라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가이드는 여러분의 미식 루트에 꼭 필요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여행보다 맛이 우선이라면, 전라도로 떠나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여행보다 먼저 떠오른 건 ‘음식’이었다
전라도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어디를 갈까?’가 아니라 ‘무엇을 먹을까?’였습니다. 그만큼 전라도는 음식에 대한 기대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곳입니다. 제가 이번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일상에 지치고 입맛도 잃어가던 시기에, 무작정 먹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전주-광주-순천 코스를 잡고, 오로지 ‘먹방’을 테마로 출발하게 되었죠.
첫 날 도착한 곳은 전주였습니다. 전주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택시를 타고 한옥마을 인근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첫 끼로 선택한 건 전주비빔밥. 여러 식당 중 현지인 추천으로 찾은 ‘한국집’은 전통적인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윤기 흐르는 밥에 고명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고, 고추장도 과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더군요. 비빔밥 하나만으로도 ‘전라도 음식은 다르다’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주에서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콩나물국밥이었습니다. 해장용으로 유명한 음식이지만, 여행 중에는 아침을 든든히 챙기기 위한 용도로 딱 좋았습니다. 특히 ‘왱이콩나물국밥’은 새우젓을 넣어 감칠맛을 더하는 방식이 독특했고, 바쁜 시간대에도 회전이 빨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부터 전라도의 진한 맛과 푸짐한 인심을 제대로 경험했죠. 음식을 먹을 때마다 느꼈던 건 ‘정성’이었습니다. 단순히 맛이 좋다는 걸 넘어, 이곳 사람들의 손맛과 마음이 담겨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전라도 맛집 여행의 기대감은 첫날부터 정점을 찍고 있었고, 앞으로 남은 일정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광주와 순천에서 만난 전라도의 깊은 맛
여행 둘째 날은 전주에서 광주로 이동해 본격적인 먹방 일정이 이어졌습니다.
광주는 전라도 음식 중에서도 ‘풍성함’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양도 많고 맛도 깊었습니다.
점심으로 선택한 곳은 ‘송정떡갈비’. 광주 송정역 근처에 위치한 이 식당은 이름 그대로 떡갈비로 유명한데,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떡갈비는 고기의 식감과 양념의 밸런스가 완벽했습니다. 무엇보다 반찬이 무려 10가지 이상 나와 감탄을 자아냈고, 밥 한 공기가 모자랄 정도로 정갈한 반찬들까지 인상적이었습니다.
광주에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음식은 ‘육전’입니다. 광주 대인동의 한 전집 골목에 위치한 ‘이모네 육전’은 소고기를 얇게 저며 계란옷을 입혀 부쳐낸 전으로, 간단한 막걸리와 곁들이면 하루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어요. 육전은 처음 접했을 땐 그저 고기 전이겠거니 싶었지만, 고소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광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목적지인 순천으로 향했습니다. 순천은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답게 음식도 정갈하고 소박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첫 식사는 ‘순천 꼬막정식’. 벌교와 인접한 지역답게 꼬막 요리가 다양하게 나오는데, 기본 간장양념 꼬막부터 초무침, 꼬막비빔밥까지 한 상 가득 차려진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신선도와 양, 가격 모두 만족스러웠고, 순천만 갈대숲을 다녀온 후 먹은 그 한 끼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순천에서는 ‘재첩국’과 ‘국밥’도 놓칠 수 없습니다. 특히 순천 역 근처의 ‘진미식당’은 아침 시간에만 재첩국을 판매하는데, 뜨끈한 국물과 특유의 감칠맛이 해장에도 좋고 속을 든든히 채워줍니다.
여행 마지막 날 아침, 따뜻한 재첩국 한 그릇으로 시작하니 뭔가 마음도 정리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렇게 전라도 맛집 여행은 단순한 ‘식사’ 이상의 경험이 되어 주었습니다.
전라도 맛집 여행, 그 이상의 가치
전라도는 ‘먹으러 가는 여행지’라는 표현이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음식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람의 정서까지 담고 있는 매개체라는 걸 느꼈습니다. 전주의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광주의 떡갈비와 육전, 순천의 꼬막정식과 재첩국까지. 각각의 음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였고, 그 안에서 많은 정성과 시간이 느껴졌습니다. 여행을 하며 ‘관광지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전체 여행의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도 확실히 느꼈습니다. 전라도는 맛집이 정말 많지만, 아무 데나 들어가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은 보장되는 곳입니다. 특히 현지인의 추천을 참고하면 실패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죠. 또한 전라도 음식은 ‘혼자’보다 ‘같이’ 먹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한 상 가득 차려진 반찬을 함께 나누며 식사를 하는 그 경험 자체가 소중했고, 친구와의 대화도 음식과 함께 더욱 깊어졌습니다. 여행 후 돌아와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가장 먼저 그리운 것은 역시 전라도 음식의 깊고 따뜻한 맛이었습니다. 앞으로 또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아마도 다시 전라도로 갈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곳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선 ‘여행의 이유’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전라도로 ‘맛있는 이유’를 만들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그 한 끼가, 그 한 모금이 여러분의 여행을 완전히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